고등학생의 꼬리표를 떼고 대학로에 입성하여 말간 눈으로 바라본 대학로 전경 속에서 유난히도 붉은 벽돌 건물 하나가 돋보였습니다. 어떤 작은 인연과 인상도 우연한 것이 없다고 믿고 있는 저로서는 추억을 더듬어 보면 그 때의 강렬한 흥사단의 이미지가 필연이자 어떤 메시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며칠의 교육과 훈련을 받고 짧지만 2~3주 몸 담아 일해 오면서 감사함과 자부심을 느끼는 나날들입니다.
국가의 성장 동력인 청년들을 발굴하고 계몽하며 모두가 더불어 잘 살게 하기 위해 근·현대의 한 세기를 노력한 흥사단이었음을 알게 되니 사명감을 가지며 일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제 마음 속의 존경인물 1호도 자연스레 도산 안창호 선생님께 향하게 되었습니다.
흥사단에 몸담기 전, 청년을 글로벌리더로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담당하며 NGO 전문가를 꿈꿨기에 이 편한 또한 편해진 세상과 세계에 도전하고 널리 전진하는 이상을 청년들과 그려보곤 했던 제게 책에 인용된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거국가(去國歌)는 마음을 졸이게 하고 제 자신을 초라하게 하는 무언가의 부끄러운 슬픔을 자아내었습니다. 그렇게 도산 안창호 선생님은 개인적 욕구와 안위를 버리고 진실되고(무실) 행동을 통해(역행) 대의를 지키며(충의) 일관되게 뜻을 펼치기 위해(용감) 그렇게 모든 것을 버리고 더 큰 무언가를 얻기 위해 아이러니하게도 세계로 나가셨던 분입니다.
이 글을 쓰기 몇 시간 전, 공교롭게도 도산 안창호 선생님을 연구한 논문을 읽는 모둠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 논문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외교 전략과 국제관을 소개한 내용이었습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은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나이와 성별을 막론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나라와 세계를 향해 등대 같은 역할과 지혜를 주는 사상가이자 전략가이자 모험가로서 반추되고 재조명될 것입니다. 저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뜻을 조금이나마 전하고 취할 수 있도록 아래로부터는 자기 혁신을, 위로는 전 방위의 개조를 위해 노력해보고 싶습니다. 엄청난 가르침과 사상을 밑바탕에 둔 이 흥사단이란 곳에서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이 신입사원(루키)로서의 단발적인 포부가 아닌 지속적인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글은 지금은 안 계시지만 제 뇌리에서 앞으로 항상 살아 숨 쉬어 계실 도산 안창호 선생님과의 무언의 서약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분이 다시 고국에 돌아오셨을 때의 귀거국가(歸去國歌)가 어떠했을지 상상해보고 그려보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년 흥사단과 함께….
- 글 : 본부 협력사업국 간사 박지이